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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난 삶을 돌아보았을 때,
가장 돌아가고 싶은 순간은
어릴 적, 아버지와 한가한 주말에 집 앞을 산책하며 메뚜기도 잡고, 하수오도 채취하며 자연을 구경했던 순간이요.
아마도 그 때가 9살 때였던 것 같아요.
아버지는 항상 가족을 위해 일해오셔서 주말에도 여유 시간이 있는 경우가 많지 않았어요.
그래서인지 아버지는 저희와 보내는 시간을 그 어느때보다 소중히 여기셨고 진심을 가득 담아 시간을 보내주셨어요.
그 날은 아버지가 직장을 그만두시고 사업을 준비하시면서 모처럼 쉴 수 있었던 몇 안되는 날이었어요.
그 날 아침 일찍 우리와 함께 일어나고 아침밥을 먹고 나들이를 제안하셨던 것이 기억나요.
놀이공원도 해외여행도 같이 못가본만큼, 아버지와 함께했던 큼지막한 추억이 많지 않지만, 함께한 소소한 추억에서 그 진심은 언제나 전달되었기 때문에 더 소중하고 기억하고 싶나봐요.
그리고 집 앞의 들판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에요.
들판의 냄새는 그날의 날씨에 따라 바뀌기도 하고 그 순간의 나의 감정, 같이 있는 사람, 듣는 노래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기도 해요.
그 날의 들판은 땅 밑의 습기가 만들어낸 고소한 냄새와 물가에 끼인 이끼냄새가 은은하게 났던, 나른한 초여름의 냄새를 가졌었어요.
가장 좋아하는 공간에서,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 가졌던 그 추억의 순간으로 다시 돌아가보고 싶어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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